병원이라는 곳은 언제나 생사의 갈림길 위에서 긴장의 연속이다. 그곳에서 의사가 되기 위한 길을 걷는 사람들, 특히 전공의 1년 차들의 삶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치열하고 고되다.
tvN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운 전공의 생활』은 그런 ‘현실 의사들’의 세계를 리얼하게 그려내며, 동시에 따뜻한 공감과 위로를 선사하는 작품이다. 특히 이번 에피소드는 “전공의 1년 차의 생존기”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며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주인공 ‘오이영’은 율제병원에서 인턴 과정을 마친 후 전공의 과정에 들어간 1년 차 레지던트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첫날부터 정신없는 응급상황, 낯선 수술실, 날카로운 선배의 말투, 그리고… 끊임없이 반복되는 실수들. 그 속에서 그녀는 말한다. “죄송합니다.”
처음이라는 이유로 모든 게 서툴 수밖에 없는 오이영.
하지만 병원은 그런 ‘처음’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누군가는 생사를 오가고, 누군가는 위로를 기다리고, 누군가는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순간에 놓여 있다.
그 긴장과 압박감 속에서 그녀는 무너지기도 하고, 도망치고 싶어지기도 한다.
특히, 오이영이 첫 아기를 받는 장면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줬다.
초조하고 떨리는 가운데 생명을 받아내는 그 순간, 그녀는 비로소 '내가 왜 이 길을 다시 택했는가'를 다시 묻게 된다.
병원에서의 하루는 말 그대로 ‘고난의 연속’이다. 눈치 보며 동의서를 받는 것부터, 수술실 준비, 당직 근무, 의사로서의 책임까지. 그 가운데 오이영은 점점 지쳐간다.
“나 같은 사람이 의사 해도 될까?”라는 질문이 끊임없이 머릿속을 맴돌고, 끝내는 가방을 싸서 도망치듯 병원을 나서려 한다.
하지만, 한 통의 전화, 한 마디의 말, 한 번의 응급 상황이 그녀를 다시 병원으로 불러 세운다.
자신도 모르게 환자를 향해 달려가는 오이영의 모습은 단순한 직업정신을 넘은 ‘의사로서의 본능’처럼 다가온다.
그녀는 결국 깨닫는다. ‘도망치고 싶은 순간보다, 지키고 싶은 순간이 더 많다는 걸’.
『언젠가는 슬기로운 전공의 생활』은 기존의 '슬기로운 시리즈'와는 결이 다르다. 의학적 전문성을 강조하기보다, 전공의라는 삶의 리얼함과 감정에 집중한다.
오이영뿐 아니라, 함께 전공의 생활을 겪는 동기들 또한 각자의 방식으로 혼나고, 실수하고, 울고 웃는다.
1등도, 전직 아이돌도, 우등생도 이 병원에서는 모두 다시 1년 차.
‘잘하고 싶은데 잘 안 되는 것’에 대한 공감은 많은 직장인들과 청춘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병원에서 실력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말처럼, 이 세계에선 협업과 태도, 그리고 공감이 중요하다.
오이영은 서툴고 미숙하지만, 누구보다 환자를 위하는 마음만큼은 확고하다. 그리고 그런 마음은 주변 사람들에게도 전해진다.
『언젠가는 슬기로운 전공의 생활』은 우리 모두의 ‘처음’을 기억하게 한다.
실수투성이였지만, 누구보다 간절했고, 그럼에도 계속해서 배우고 성장해 갔던 시절.
오이영은 아직 서툴고 무섭고 힘들다. 하지만 그녀는 다시 병원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말한다. “전 의사 하고 싶어요.”
그 말 한마디에 담긴 무게는, 누구보다 깊다.
의사도 사람이다. 완벽할 수 없고, 슬기롭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과 포기하지 않는 태도가 바로 그들을 ‘의사’로 만든다.
오늘도, 또 “죄송합니다”로 시작되는 하루일지라도,
그들의 하루는 분명 어제보다 조금 더 슬기로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