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 피겨스(Hidden Figures)』는 1960년대 미국 NASA에서 실제 활약했던 흑인 여성 수학자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감동 실화다.
냉전과 우주 경쟁이 치열하던 시절, '유색인종 여성'이라는 두 겹의 차별 속에서 자신의 재능과 열정을 무기로 싸웠던 세 명의 여성들.
캐서린 존슨, 도로시 본, 메리 잭슨. 이들의 존재는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지만, 인류가 우주로 나아가는 데 절대적으로 기여한 인물들이다.
『히든 피겨스』는 그 숨겨진 영웅들의 존재를 드러내며, 차별을 넘어선 인간의 가능성과 용기를 말한다.
어릴 적부터 천재적인 수학 능력을 지닌 캐서린. 그녀는 초등학교 시절 이미 대학 수준의 수학을 풀며 주목을 받았고, 결국 장학금을 받고 조기 입학까지 하게 된다. 수학 앞에서는 누구보다 빛났지만, 인종과 성별이라는 현실은 그녀의 앞을 늘 가로막았다.
성인이 되어 NASA의 전산실에서 일하게 된 캐서린은 그곳에서도 매일같이 차별과 무시에 시달린다. 전용 화장실이 없어 매번 800미터나 떨어진 곳까지 뛰어가야 했고, 사무실 안에선 그녀가 사용하는 커피포트조차 분리되어 있었다.
하지만 캐서린은 수학과 논리, 숫자라는 진실 앞에서 누구보다 냉정하고 정확했다. 비밀로 분류된 데이터를 전등으로 비춰 분석하고, 화장실까지 뛰어다니는 와중에도 NASA의 미션에 필요한 궤도 계산을 정확히 해내는 그녀.
해리슨 부장은 그녀의 계산 능력을 인정하고 궤적 자료를 넘기며 그녀에게 진짜 업무를 맡긴다. 여전히 동료들의 태도는 냉랭했지만, 그녀는 묵묵히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해나간다.
폴이라는 동료는 기밀을 이유로 그녀의 손발을 묶으려 했지만, 캐서린은 그런 벽조차 넘어서버린다. 해리슨이 그녀를 위해 인종 구분이 적힌 화장실 팻말을 부수는 장면은, 단순한 시설 변경이 아닌 시대의 벽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캐서린 외에도 이 영화에는 두 명의 중요한 인물이 있다. 바로 도로시 본과 메리 잭슨이다.
도로시는 전산실에서 묵묵히 일하며 자신의 팀을 이끌고 있었지만, ‘임시직’이라는 타이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는 주임 자리를 신청했지만 번번이 무시당하고 있었고, 결국 스스로 기회를 만들기로 한다.
IBM 컴퓨터가 새롭게 도입되던 시점, 도로시는 누구보다 빠르게 그 시스템에 적응하고, 몰래 사무실에 들어가 사용법을 익히기 시작한다. 도서관에서 책을 찾다 백인 전용 구역에서 쫓겨나기도 하지만, 결국 그녀는 IBM을 누구보다 잘 다루는 기술자가 된다.
결국 도로시는 컴퓨터 전산실 주임으로 발탁되고, 팀 전체를 이끌게 된다. 이는 NASA 역사상 최초로 임명된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 주임이었다.
한편 메리는 탁월한 기술 감각을 지닌 인재였다. 엔지니어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잡기 위해 법정에 서야 했던 메리는 판사 앞에서 ‘자신이 처음이 될 수 있게 해 달라’는 절절한 호소를 펼친다.
그녀의 용기와 진심은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고, 그녀는 야간학교 수강 허가를 받아 마침내 NASA 최초의 흑인 여성 엔지니어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세 명의 여성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벽을 넘었고, 각자의 방식으로 역사에 기록된다.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미국 최초로 우주비행을 한 존 글렌의 임무와 맞물린다. IBM 컴퓨터가 도입되면서 인간 계산원의 필요성이 줄어들었지만, 정작 중요한 순간에 IBM은 착륙 궤도를 정확히 계산하지 못한다.
이에 NASA는 다시 캐서린을 찾고, 그녀는 단시간 내에 정확한 계산을 해낸다. 그 결과 존 글렌은 무사히 임무를 마치고 귀환하게 된다.
이 장면은 단지 그녀의 계산 실력이 인정받는 순간이 아니다. 여성, 유색인종, ‘비주류’였던 그녀가 우주로 나아가는 역사에 당당히 이름을 새긴 순간이다.
그녀는 보고서에 자신의 이름을 넣고, 브리핑에 참여하게 되며, 자신이 주도한 작업 앞에서 당당히 목소리를 낸다. 이는 단순한 권한의 확장이 아니라, '존재의 증명'이었다.
이후 도로시는 정식 주임이 되어 팀을 이끌고, 메리는 야간수업을 거쳐 정식 엔지니어가 된다. 캐서린 또한 NASA에 남아 아폴로 계획, 우주왕복선, 달 착륙 계획에 참여하며 미국 항공 우주 개발의 역사를 함께 써 내려간다.
『히든 피겨스』는 흑인, 여성, 그리고 수학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세상의 편견과 싸운 실존 인물들의 감동 실화다.
영화 속 세 주인공은 단순한 ‘감동적 인물’이 아니라, 시대를 바꾼 인물이다. 그들은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일했지만, 결국에는 역사의 전면에 이름을 남긴다.
‘숫자’는 감정을 가지지 않는다. 피부색도, 성별도 구분하지 않는다.
캐서린, 도로시, 메리는 그 숫자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했다.
이 영화는 누구나 자신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준다.
그리고 그 믿음은 지금 이 시대에도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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