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대한민국 극장가를 통쾌하게 강타한 영화 『시민 덕희』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추적극이다.
전 재산을 사기당한 한 여성이 우연히 피싱 콜센터 내부 고발자와 연결되며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사기꾼을 쫓는 단순한 복수극을 넘어 시민의 용기와 연대가 만들어낸 통쾌한 반전 드라마로 완성된다.
작지만 강한 한 사람, 덕희의 이름으로 시작된 이 이야기는 우리 모두의 현실과 맞닿아 있어 더욱 몰입된다.
세탁소 화재로 삶의 터전을 잃은 주인공 김덕희(라미란 분)는 그야말로 인생 최악의 상황에 놓인다. 생계는 막막하고, 은행에서도 대출이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돌아오는 하루하루. 그러던 어느 날, “햇살론 대출이 가능하다”는 전화 한 통이 덕희의 절박한 심정을 파고든다.
상냥한 말투, 친절한 설명, 그리고 그럴듯한 명함까지. 그녀는 조금이라도 생계에 숨통을 틔우고자 안내에 따라 서류를 보내고 돈까지 입금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담당자는 사라지고, 은행에 문의한 덕희는 그 모든 것이 사기였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피해 금액은 무려 3,200만 원. 그것도 무려 8차례에 걸쳐 보내진 금액이다. 덕희는 경찰서에서 “왜 그렇게까지 돈을 보냈느냐”는 질문에 눈물을 머금고 대답한다.
“불났어요. 보험도 안 되고, 살길이 없었어요.”
덕희의 모습은 극단적인 상황에 몰린 평범한 시민의 얼굴이다. 보이스피싱의 피해는 결코 ‘어리숙해서’가 아니라, 절박한 현실 속에서 찾아온 ‘한 줄기 희망’으로 위장한 덫이었음을 영화는 보여준다.
어느 날, 끊겼던 그 남자의 전화가 다시 걸려온다. “저 진짜예요. 믿어주세요. 저도 피해자예요.”
처음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던 덕희는, 점차 전화 속 남자 '손대리'(공명 분)의 목소리에서 간절함을 느낀다. 그는 취업사기를 당해 중국의 보이스피싱 콜센터에 감금된 상태라고 고백한다. “제발 경찰에 제보해 달라”며 그가 알려준 정체불명의 철자 ‘CNK’.
덕희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영 키보드를 바꿔보며 숨겨진 단서를 추적해 나간다.
그러나 경찰은 덕희의 제보를 ‘신빙성 없는 정보’로 치부하고 사건에 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절박한 시민의 목소리는 그렇게 또 한 번 묻히려 한다.
이때 덕희는 결심한다. "더는 기다릴 수 없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그녀는 주변 사람들과 함께 직접 중국으로 날아갈 계획을 세운다. 함께 모인 '불도저 숙자', '택시 기사 뽕림', 그리고 ‘콜센터 내부 제보자’ 손대리까지.
이제 그들의 목표는 단 하나, 실체를 잡는 것이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추적이 시작된다. 덕희 일행은 손대리가 알려준 콜센터가 위치한 건물들을 하나씩 방문하며 실마리를 좁혀간다. 한 건물, 두 건물, 세 건물... 처음엔 허탕의 연속이었지만, 결국 단서를 하나씩 찾아낸다.
그 과정에서 덕희는 또 다른 피해자들과 마주하고, 점차 수사의 윤곽이 드러난다. 한때는 웃음거리였던 그녀의 집념이, 경찰도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 되기 시작한 것이다.
“미쳤어, 진짜 잡으러 가겠다는 거야?”
주변의 조롱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았기에 가능했던 일. 그 결과 마침내 피싱 조직의 본거지로 보이는 장소에 도착하게 된다. 그리고 이들은 직접 범죄조직과 마주하게 되는 결전의 순간을 맞는다.
마지막 장면에서 “진짜 김덕희 씨예요?”라고 되묻는 한 마디는, 그녀가 '피해자'가 아닌 ‘시민 영웅’으로 다시 태어났음을 상징한다. 이 영화는 말한다.
“작은 사람도, 큰 일을 해낼 수 있다.”
영화 『시민 덕희』는 단순한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복수극이 아니다.
이 영화는 우리 사회 곳곳에 스며든 사기와 불신 속에서도, 정의와 연대가 어떻게 희망을 만들어내는지 보여주는 감동 드라마다.
라미란은 극 중 김덕희를 통해 웃음과 눈물, 분노와 통쾌함을 모두 전달하며, 현실 속 '덕희'들에게 진심 어린 응원을 보낸다.
이 영화는 실화에서 출발했고, 그 실화가 말해주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이거다.
“당했다고 끝내지 마라. 나라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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